진호박's Life Style




해외취업 및 외국계기업 인터뷰 후기를 나누기 위한 포스팅입니다. 국내 기업이나 해외 기업이나 인터뷰는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저만의 착각이었나봅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국내 기업과의 채용업무는 오랫동안 진행하지 않아서, 해외취업, 외국계기업 채용과정엣 이루어지는 일들이 너무 당연하게 느껴진 것이 아닌가 싶네요.

참고로 저희 회사를 통해 채용을 진행하는 회사는 해외 로컬기업, MNC, 국내에 신규 진출하는 외국계 기업들입니다. 구성원 전체가 외국인이거나, 한국의 사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외국 기업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외국계 기업이라고 불리기 민망할 만큼 한국에서 크게 자리 잡고 있는 회사들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IBM, 오라클, 버버리... 이런 곳들은 분위기가 그냥 한국 회사죠)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태도에 관한 문제입니다. 꼰대의 잔소리라고 생각하신다면 건너뛰어도 무방합니다. 외국계기업면접 후기에 기반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희 회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면접은 대부분 화상으로 이루어상태로집니다. 면접 현장의 숨막히는 공기는 없고, 대부분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어집니다. 제가 면접자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긴장을 풀지마라입니다. 사실 제가 면접을 진행할 때도 저는 엄청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압박 면접 이딴 것 보다는 편안한 상태에서 면접자의 평소 모습이 나오거든요. 평소에 정장 혹은 세미 정장 정도는 입는데, 면접이 있는 날은 무조건 캐주얼로 입습니다. 그래야 면접자들이 나이브해지거든요.

처음에 간단한 자기 소개를 맡기면, 달달 외워온 1분 자기소개를 끝내주게 합니다. 저의 피드백은 언제나 "그렇게 딱딱하게 안 하셔도 돼요 ^^ 그냥 편안하게 대화하듯이 하시면 됩니다" 이것이 외국계기업의 실제 업무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분이 방심하게 되는 원인이죠. 편안한 분위기를 곧바로 진심이 통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분위기는 분위기고 면접은 면접인데 말이죠. 비즈니스 미팅이라고 해서 늘 딱딱한것만은 아닙니다. 상대를 느슨하게 만들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빼내기도 하죠. 하지만 면접자들이 분위기에 취해 할 말 못 할 말 못 가리고, 불필요한 이야기들을 꺼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심하는 순간 바로 탈락이죠. 그래서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흠....에서 저의 걱정이 느껴지시나요? 한국 사람들은 왠지 딱딱한 분위기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면접관들이 분위기 잡고 취조하듯 면접을 진행하면 원래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보통 이런 때 합격률이 높습니다. 긴장을 늦출 수가 없거든요. 이런 경우의 피드백은 보통 <제가 무슨 소리를 했는지 모르겠어요. 뭔가 대답을 잘 못한 것 같아요>인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해서 면접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는 신호죠.

실패하는 면접의 대부분 위의 문자와 비슷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구가 <분위기가 좋았다>입니다. 좋았던 분위기에 취해 자신의 단점까지도 다 드러내버리죠. 단순한 업무상의 단점 뿐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까지도 다 이야기합니다. 제가 외국계면접을 진행하다보면 <제 성격이 이러이러한데, 외국계 회사에 가서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돼요>이런 취업상담의 분위기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뭘 어떡해? 그냥 탈락이죠. 해외취업도 비슷한 경우 많습니다. 솔직히 해외 나가는 것이 걱정이다. 국내 기업의 분위기가 너무 싫어서 해외로 나가고 싶다....이런 솔직한 내용들. 다 탈락 사유가 됩니다.

이 분에 대한 외국계기업의 피드백은 위와 같습니다. 본인의 고민, 업무 처리에 대한 고민을 실컷 풀어놓고 장렬히 탈락하셨습니다. 분위기가 좋다라는 것은 절대로 여러분이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한국 꼰대들이야 대답이 미진하면 그 자리에서 추궁하지만, 대부분이 외국계기업 면접관들은 "No worry, it's fine"라고 넘어가며 계속해서 여러분의 긴장을 풀어줍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몇 가지 실수를 했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괜찮았어요>라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외국계기업 면접에 임하면서 딱딱한 분위기를 가져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도 면접관처럼 편안한 옷차림에 편안한 분위기로 임하셔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가 면접이라는 사실은 절대 잊으시면 안 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면접자의 마음가짐을 가지셔야 합니다. 면접은 세일즈입니다. 매달 돈을 내고 나의 능력과 시간을 구매하게 만들어야 하는 일입니다.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면접자가 되어야죠. 그리고 면접관으로 하여금 나를 구매하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자리에서 <사실 우리 제품에는 어떤 단점이 있습니다. 우리 사장이 좀 또라이에요>같은 이야기를 하는 영업사원은 여지없이 실패자가 됩니다.

외국계면접 후기라고 해서 어떤 질문을 주고 받았는지에 대해 더 궁금해 하실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지선다 정답 찾듯이 예상 질문 뽑고, 그에 맞는 정답을 찾아내려 노력하실 필요없습니다. 기업에 대해, 직무에 대해 공부를 하신다면 문답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경력직의 경우는요.

취업컨설팅이라는 카테고리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싶은데, 돌발변수가 나올 때마다 참지 못하고 썰을 풀어버리네요. 언제고 한 번 내용들을 쭉 정리할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